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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 VMA ‘올해의 노래상’ 수상

by talk mini news24 2025.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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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로제

‘APT.’가 연 K팝의 새 장

블랙핑크 로제가 2025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올해의 노래상(Song of the Year)’을 품에 안았습니다. 한국 가수가 메인 카테고리의 정면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 순간, 현장은 뜨거웠고 K팝의 좌표는 한 칸 더 앞으로 이동했습니다. 이번 수상은 한 곡의 성공을 넘어, 한국의 일상에서 태어난 아이디어가 세계 대중음악의 언어로 자리 잡았다는 뜻입니다.

‘APT.’, 로컬의 리듬이 세계의 후렴이 되다

‘APT.’의 출발점은 의외로 소박합니다. 친구들끼리 박자에 맞춰 구호를 외치며 놀던 ‘아파트 게임’의 리듬과 말맛이 노래의 후렴으로 옮겨졌습니다. 짧고 분명한 음절이 리듬처럼 튀어나오고, 청자는 의미를 몰라도 본능적으로 따라 하게 됩니다. 로제의 담백한 발성과 브루노 마스 특유의 그루브가 겹치며, 후렴은 구호이자 악기처럼 기능합니다.

사운드는 요즘 팝 씬의 선호를 정확히 겨냥합니다. 팝의 매끈함 위에 록의 질감을 얹고, 신스의 맥동을 촘촘히 깔아 재생 버튼을 누르는 순간 텐션이 올라가도록 설계됐습니다. 손 제스처 한 번, 발 스텝 두 박으로 곡의 포인트가 살아나니 공연장과 숏폼 영상 어디서든 반응이 터집니다. 핵심은 ‘현지성을 지우지 않으면서도 보편성을 확보했다’는 점입니다. 한국의 놀이가 가진 리듬감과 말맛을 살려두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하게 가공해 글로벌 후렴으로 번역했습니다.

“16살의 나에게” — 무대에 도착한 한 문장

수상 소감의 한 줄, “이 상은 16살의 나에게 바칩니다”가 오래 남습니다. 낯선 환경, 언어의 장벽, 비교와 불안의 시간을 지나 무대 중앙에 선 오늘까지, 로제는 매일의 성실로 자신을 밀어 올렸습니다. 그룹 활동과 솔로의 균형을 잡으며 ‘팀의 얼굴’과 ‘나의 목소리’를 동시에 설득해야 했던 지난 시간, 그 꾸준함이 결국 트로피로 응답했습니다.

이 고백이 유난히 큰 공감을 얻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누구에게나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의 계절이 있기 때문입니다. 로제의 여정은 화려한 장면보다 보이지 않는 시간들—연습실의 반복, 무대 뒤의 떨림, 결과가 늦을 때 흔들리지 않는 루틴—이 성과로 연결되는 과정을 또박또박 증명합니다. 그래서 이번 수상은 팬들에게는 위로이고, 후배 아티스트에게는 이정표입니다. 포기하지 않는 태도가 결국 무대를 연다는, 아주 기본적이지만 가장 어려운 진실을 보여줍니다.

K팝의 분기점… 메인 카테고리의 문턱을 넘다

VMA의 ‘올해의 노래’는 그해 대중성과 영향력을 압축하는 상입니다. 한국 아티스트가 이 부문을 거머쥔 사실은 시장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제 글로벌 팝의 문법은 ‘언어’보다 ‘몰입’을 우선합니다. 선명한 후렴, 참여 가능한 퍼포먼스, 플랫폼 친화적 길이와 구조, 그리고 밈으로 확산 가능한 포인트—‘APT.’는 이 네 박자를 정확히 맞췄습니다.

산업적으로도 변화가 뚜렷합니다. 협업은 피처링을 넘어 공동 기획·공동 퍼포먼스로 확장되고, 팬덤의 디지털 행동 데이터는 제도권 성과로 편입됩니다. 투어와 브랜드, 미디어 노출은 선순환을 이루고, 제작 문법은 ‘정체성의 선명도’를 핵심 경쟁력으로 다시 정렬됩니다. 간단히 말해, 세계는 더 다양한 언어와 문화의 리듬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고, K팝은 그 중심에서 기준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다음 트랙을 기대해도 되는 이유

로제의 수상은 세 가지를 확인시켜 줍니다. 로컬의 리듬도 세계의 후렴이 될 수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과정은 결국 무대를 엽니다. 그리고 K팝은 이제 ‘가능성’이 아니라 ‘기준’으로 이야기됩니다. ‘APT.’가 연 문은 하나의 곡을 넘어 장르의 다음 페이지로 이어집니다. 다음 트랙이 어떤 색으로 등장하든, 이번 장면이 오랫동안 회자될 이유는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