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나지 않은 대사, 끝맺지 못한 감정
2025년 6월, 오징어 게임 시즌3가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났다고 해서 이야기까지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배우 이정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즌3 마지막 장면, 기훈이 남긴 대사 "우리는 말이 아니야. 사람이야."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묵직한 해석을 내놨습니다.
그는 이 대사가 완성형이 아니었다는 사실, 그리고 일부러 마지막 말을 비워둔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정재가 말한 마지막 대사의 여백, ‘사람’이라는 단어에 담긴 무게, 그리고 내면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는 그의 연기법까지 세 가지 키워드로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 “우리는 말이 아니야”라는 말, 왜 끝을 흐렸나?
― 끝맺지 못한 이유는 끝나지 않은 질문이었기 때문
‘오징어 게임 시즌3’의 마지막 장면은 생각보다 조용하게 끝이 났습니다.
장대하고 폭력적이었던 시즌1의 결말, 충격 반전으로 치닫던 시즌2와 달리, 시즌3는 ‘말의 공백’을 통해 깊은 울림을 남겼습니다.
이정재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그 말을 온전히 끝맺기보다는, 관객이 그 여백을 채우게 하고 싶었어요. 기훈이 어떤 감정 상태였는지, 그걸 말로 다 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그가 외치고 싶었던 것은 정의였을까요? 인간에 대한 존중이었을까요? 아니면 자신의 참혹한 죄책감이었을까요?
이 대사는 결국 시청자의 삶과 맞닿아야 완성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그 말의 끝에서 ‘나 자신은 말이 아니라 사람답게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게 되는 셈이죠.
🔵 기훈은 왜 그토록 ‘사람’이라는 단어에 집착했을까
― 피와 생존, 그 너머를 되묻는 인간 선언
오징어 게임 시즌3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존엄성’입니다.
시즌1이 생존 게임의 룰과 경쟁을 부각했다면, 시즌3는 그 생존 이후의 인간성 회복을 다뤘습니다.
기훈은 많은 것을 잃고도 다시 게임장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결국 목숨을 걸고라도 ‘인간성’의 가치를 복원하려는 선택을 합니다.
그 중심에 바로 ‘사람’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우리는 말이 아니야.”
이 말은 단순히 동물에 대한 비유가 아닙니다.
‘말처럼 다뤄진 인간들’이라는 설정은 현대 사회 속 착취 구조에 대한 은유입니다.
자본과 시스템에 의해 객체화된 인간. 감시당하고 통제받는 존재.
이정재는 이 장면을 연기하며 가장 고통스러웠다고 밝혔습니다.
"이 말을 할수록, 제 안의 수치심이 올라왔어요. 기훈은 이 말을 외치는 게 아니라 간절히 믿고 싶었던 거죠."
🔵 감정을 ‘보여주지 않고 끌어내는’ 연기란 무엇인가
― 이정재가 택한 침묵의 기술, 그리고 새로운 배우의 길
‘오징어 게임’ 시즌3에서의 이정재는 감정의 소모가 아닌 감정의 절제를 택했습니다.
기훈은 그 모든 감정을 내면화한 채 가슴속에 숨겨둡니다.
이정재는 “이번 시즌은 내가 말하지 않아도, 관객이 느끼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합니다.
표정 하나, 시선 하나로 보는 사람의 감정을 흔드는 연기. 그가 추구한 방식입니다.
"그동안의 저는 감정을 표현하는 데 능숙한 편이었죠. 하지만 이번엔 달랐어요. 저 자신을 안쪽으로 말아 넣는 방식으로 연기했어요."
단순히 ‘좋은 연기’를 넘어서, ‘좋은 질문’을 던지는 연기로의 도약.
이것이 바로 이정재가 시즌3에서 택한 새로운 길이었습니다.
🟣 빈말(空言)은 아니었다, ‘비워서 더 큰 말’
기훈은 마지막 대사를 끝내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말이 아니야. 사람이야…”
이 문장은 어쩌면, 아직 끝나지 않은 우리 모두의 문장일지도 모릅니다.
배우 이정재는 이번 작품을 통해 더 이상 자신의 감정을 소비하는 연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관객에게 공간을 남기고, 질문을 던지고, 여운을 남겼습니다.
오징어 게임 시즌3는 그렇게 말하지 않고도 가장 깊은 말을 남긴 작품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정재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지금, ‘사람’으로 살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