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이라는 이름이 다시 울릴 때
"그 배우, 어디 갔지?"라는 말은 대개 아쉬움과 그리움이 섞인 표현입니다.
이종석, 3년 전까지만 해도 ‘믿고 보는 남자 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았던 그는, 어느 날부터 방송가에서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군 복무를 포함해 긴 휴식기를 가진 그가, 마침내 돌아왔습니다. 그것도 가벼운 로맨스나 장르물이 아닌, 현실 법정을 배경으로 한 정통 드라마로 말이죠.
tvN의 새 토일드라마 ‘서초동’은 7월 5일 첫 방송을 앞두고 제작발표회를 통해 이종석의 복귀를 공식화했습니다. 그는 극 중 차가운 듯 냉철하지만, 내면엔 뜨거운 정의감을 지닌 변호사 ‘하주원’ 역을 맡아 연기 인생 2막을 예고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종석이라는 배우가 이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 '서초동'이라는 드라마가 가진 상징성, 그리고 제작발표회에서 드러난 이종석의 인간적인 고민과 포부까지 세 가지 측면에서 깊이 있게 다뤄보겠습니다.
“이종석의 연기선택법, 왜 ‘서초동’이었나?”
― ‘재미’보단 ‘무게’를 택한 복귀작의 진심
3년 만의 복귀작으로 ‘서초동’을 선택한 이종석. 솔직히 말해 대중과 업계 모두는 그가 보다 대중성 있는 장르물을 고를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팬들도 '로맨틱 코미디'나 '판타지 액션' 쪽을 기대했을 테고요. 그러나 이종석은 ‘현실 법조 드라마’라는 묵직한 선택을 했습니다.
제작발표회에서 이종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는 사람들의 마음을 자극하는 것보다, 깊은 질문을 던지고 싶은 시기가 온 것 같아요. '서초동'은 그런 작품입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단지 흥미 위주의 캐릭터가 아니라, 사회의 구조 속에서 고민하는 인간을 연기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을 바라보는 이 드라마의 시선이 자신과 맞닿아 있었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고 전했습니다.
‘하주원’이라는 인물은 단순히 잘생긴 엘리트 변호사가 아닙니다. 오히려 수많은 의뢰인의 울분과 고통을 직접 맞닥뜨리며 변해가는 인물입니다. 그 속에서 이종석은 복귀 이상의 의미를 만들어내려는 듯 보입니다. 대중에게 ‘돌아왔다’는 외침보다, ‘내가 왜 돌아왔는지’를 설명하는 배우로 남고 싶다 는 그의 의도가 엿보입니다.
“드라마 ‘서초동’, 그저 로펌물이 아니다”
― 대한민국 법정 현실을 쪼개는 생생한 드라마
‘서초동’은 서울중앙지법과 검찰청, 그리고 대형 로펌들이 자리 잡은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의 심장부를 상징하는 지명입니다.
이곳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는 단순히 ‘재판을 하는 이야기’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tvN ‘서초동’은 그런 면에서 야심찹니다.
단순히 판사와 검사, 변호사의 대결 구도가 아닌, 실제 뉴스에서 접할 법한 '사회적 사건들'을 정면으로 다루는 법정물이기 때문입니다.
예고된 에피소드만 봐도,
- 미투 이슈와 성범죄의 법적 모순
- 기업 내부 고발자 보호법의 실효성
- 정치권 연루 스캔들에 대한 기소 여부 논란
이런 현실감 있는 사건들이 줄줄이 등장합니다.
배우 이종석은 제작발표회에서 "대본을 읽는 순간, ‘이거 진짜다’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고백했습니다. 특히 그는 이번 캐릭터를 연기하며 기존 연기 스타일을 의도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 드라마를 통해 ‘연기 터닝포인트’를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공백기, 도망이 아닌 준비였다”
― ‘복귀’보다 ‘변화’를 택한 이종석의 속마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연예인의 ‘공백기’는 다양하게 해석됩니다. 슬럼프, 재정비, 휴식, 혹은 단순한 일거리 부재. 이종석 역시 3년 동안 방송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 기간을 ‘도피’가 아니라 ‘채움’의 시간이었다고 말합니다.
군복무를 마친 뒤 그는 국내외 다양한 연극·영화계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연기에 대한 스스로의 철학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저를 ‘꽃미남 배우’로 기억해주시는 건 감사한 일이지만, 이제는 그 너머로 가보고 싶어요."
이번 작품에서 맡은 하주원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절제된 표현을 중시하는 인물입니다. 이는 기존 이종석의 유려한 말투, 감정 연기와 상반되는 스타일로, 그만큼 자신의 연기 변화를 의도적으로 시도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단지 ‘복귀작’이 아닌, ‘새로운 출발점’이자 연기자로서의 진화를 보여주는 프로젝트로 볼 수 있겠습니다.
“이종석이 돌아온 게 아니라, 새로 태어난 것이다”
2025년 여름, 이종석은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던 ‘W’의 강철, ‘피노키오’의 달변 기자,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감성 검사와는 완전히 다른 얼굴로 말이죠.
tvN ‘서초동’은 단순한 복귀작이 아닙니다. 배우 이종석이 스스로를 새롭게 입증하는 무대이며, 그가 지닌 깊이와 고민이 고스란히 녹아든 진지한 도전입니다.
7월 5일 첫 방송을 앞둔 ‘서초동’. 그 첫 장면이 끝난 후, 우리는 아마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이종석, 참 잘 쉬었다. 그리고 참 잘 돌아왔다."